뇌선이 의아해하는 사이 네도객(刀客)은 휘적휘적 팔자걸음으로
다가왔다.
"우리도 내리는 게 좋겠군."
쥬조가 땅을 밟았다. 이어코하루가, 그리고 검을 챙겨든뇌선이
내려섰다. 마지막으로 석무종이 '선자불래(善者不來)'라는말을 떠올
리며 마차에서 내렸다.
두세 발 뛰면 다다를 거리에 이르자 가장 젊게 보이는삼십 줄의
도객이 운을 뗐다.
"여자를 이리 보내라. 그럼 무사히 보내주마."
코하루는 흠칫 한 발 뒤로 물러났다.
쥬조는 냉소하며 물었다.
"흠―! 그 '호'라는 작자는 어딨는가?"
쥬조의 장도가 서슬 퍼런 인(刃)을 드러내며 백광을 뿌렸다.
앞장선 세 도객은 저희끼리 시선을 교환하더니 느긋하게칼을 뽑
으며 비아냥댔다.
"과연 왜놈이라, 말로 해서는 안되겠구나! 명부에 가게되거든 도
전사웅(屠剪四雄)이 보냈다 하면 될 것이다."
도객들은 쌍도를 쓰는데 도의 형태가 마치 가위[剪]를 분리해놓은
것 같아 눈길을 끌었다.그들 도전사웅은 적어도 연대와등주부(登
州府) 일대에서 알아주는 실력을지니고 있었다. 지닌 바공력이나
실전경험, 손속의 독랄함까지 포함해서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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